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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버블

'필터버블'은 대형 인터넷 정보기술(IT) 업체가 '맞춤 정보'를 제공해서 필터링된 정보만 도달시켜 비슷한 성향 이용자를 한울타리에 모아 두는 현상을 지칭한다.

미국 온라인 시민단체 무브온 이사장인 엘리 패리저가 쓴 책 '생각 조종자들'에서 제기된 개념이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테크 기반 기업은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기업은 좋은 사용자환경(UI)을 마련해 주기 위해 개인이 좋아하는 것, 개인이 자주 보는 것 위주로 정보를 도달시킨다.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소비했는지, 어디에 반응했는지, 좋아하는 주제는 무엇인지 파악해서 사용자가 좋아할 법한 콘텐츠 위주로 제공한다. 이용자는 방대한 정보 가운데 필요한 정보만 받게 되는 것이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광고 제공 업체들은 사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 콘텐츠를 내보낸다. 게임을 검색해 봤다면 광고에도 게임을 추천하는 식이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이와 같은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 안에는 한 사람 기록이 온전히 담겨 있기 때문에 추천 개인화가 가능하다. 이를 정교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맞춤형 뉴스와 정보를 서비스한다.

위험성도 존재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뉴스, 보고 싶은 뉴스만 보면 비슷한 성향 때문에 계속 노출된다.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는 어려워지고 자신 생각과 비슷한 것만 보다 보니 인식이 왜곡될 수 있다. 정치·사회 문제에서 고정 관념과 편견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강화된 고정 관념과 편견은 좀 더 입맛에 맞는 게시물만 가지고 온다.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여론을 잘못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전혀 잘못된 소식이 확산되는 상황도 생긴다.

필터버블은 개인 편견이나 고정 관념만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회와 정치에 악영향을 미쳐 궁극으로 민주주의 오작동에 기여하게 된다. 테크 기업이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서비스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건강한 민주주의는 반대 의견을 얼마나 접하는가에 달렸다”고 강조하며 필터버블 현상을 우려하기도 했다.